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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지난 글에서는 자바 웹 프로그래머로서 한 사람 몫을 해내기 위한 기초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다음 단계는 한 사람 몫을 넘어서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겠죠. 팀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아도 잘해낼 수 있으려면 프로그래밍도 잘해야 하지만 개발 환경을 구성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개발 환경이 잘 갖춰진 팀의 프로그래머는 이미 구축된 환경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렇지 못한 경우는 스스로 개발 환경을 구축해나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개발에 필요한 것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레이싱 경기장에는 피트(pit)라고 부르는 장소가 있습니다. 경주차의 수리나 조정, 타이어 교환, 연료 보급 등을 하는 곳이죠. 이런 일을 담당하는 사람을 미캐닉(mechanic)이라고 부릅니다. 레이싱 경기가 얼핏 보면 차의 성능과 드라이버의 기량만이 승부를 결정짓는 것 같지만, 장거리 레이스가 될수록 미캐닉의 역할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미캐닉이 잘한다고 레이싱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캐닉이 못하면 십중팔구 패배하게 됩니다.
웹 프로젝트도 이런 면에서 레이싱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웹 프로젝트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요구사항의 구현이고, 기술적인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프로그래밍이지만 프로그래밍 외의 기술적인 잡무들은 웹 프로젝트의 실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조건입니다. 소스 관리를 비롯해서 웹의 특성상 자주 발생하는 서버 설치, 프로젝트의 배치(deploy), 서버 리스타트 등이 그런 일들이죠. 이런 일들은 대체로 단순 반복 작업이면서도 실수할 가능성이 있고 또 실수를 하면 그 파급 효과가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개발 주변 환경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으면 이것이 프로젝트를 실패로 이끌기도 합니다. 고로, 레이싱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좋은 미캐닉과 좋은 장비들을 확보해서 피트에서의 작업을 효율적으로 해내야 하는 것처럼 웹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발 환경을 잘 갖춰서 프로그래머들의 잡무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미캐닉처럼 이런 잡무를 전담하는 사람을 따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일부러 전담자를 두지 않더라도 한두 사람만이 수행 방법을 숙지하게 되어 결국 이 사람들에게 잡무 요청이 몰려 실질적인 전담자가 되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XP(eXtreme Programming)의 지속적인 통합(Continuous Integration)도 이런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통합 작업을 자동화해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지 않으면 한두 사람만이 통합 작업을 할 수 있게 되고 통합을 자주 수행할 수도 없게 됩니다.
그러면 각자 개발한 모듈들을 통합할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런 경우 통합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각자 개발한 소스가 잘못된 것인지 찾기 힘들게 되죠. 이런 상황을 ‘Integration Hell’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통합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문제가 쌓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지속적인 통합을 확장해 프로그래머들을 잡무에서 해방시켜 좀 더 창조적인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방법들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첫걸음은 어떻게 만드는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아무리 고급 코딩 기술과 어려운 알고리즘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해도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냈다면 실패한 것입니다. 개발 환경 구축도 각종 도구들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떤 일들이 있고 이런 일들을 잘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이런 요구사항은 팀의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도 있고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간단한 빌드 작업으로 한정될 수도 있고 종합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내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웹 프로젝트에는 어떤 요구사항이 있고 이런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 어떤 개발 환경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의사소통 관리
비단 웹 프로젝트 뿐 아니라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향한 팀원들의 의지와 팀원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communication)입니다. 얼핏 둘 다 비기술적인 이슈라서 프로그래머의 영역 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의사소통은 이미 개발 방법론의 영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의사소통은 흔히 구성원들의 적극성의 문제, 즉 사람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방법론들에서는 환경적 요인이 의사소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장치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작업에서의 의견 교환, 의사 결정을 위한 회의, 문서화, 업무 요청 관리, 고객의 요구사항 관리 등이 모두 의사소통이며 개발 환경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XP에서는 보통 의사소통 비용은 물리적인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들로 물리적인 요소를 많이 제시합니다. 프로그래밍을 두 사람이 붙어 앉아서 같이 하는 짝 프로그래밍(Pair Programming), 회의가 소모적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립 회의(Stand up Meeting), 자연스러운 정보 확산과 의견 교환을 위한 정보 방열기(Information Radiator) 등이 그런 것들이죠. 이런 프랙티스(practice)들을 잘 실천하려면 짝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자리 배치, 팀원들이 쉽게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화이트보드 등 물리적 환경을 갖추어 놓아야 합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습니다. 업무 요청 관리는 보통 사내 그룹웨어 등으로 소화하기 마련인데 이 부분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일의 진행에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때로는 팀원간 마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단순히 메일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업무 요청을 보내는 것, 진행 상황,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슈 트래커(issue tracker)도 어느 정도 이런 부분을 소화할 수 있으나 팀의 상황에 맞게 개발해두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문서화 역시 시스템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입니다. 문서화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서를 빠르게 작성하고 작성한 문서를 즉시 공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버전 관리도 되어야 하죠. 이런 요구사항을 가장 잘 만족하는 것은 위키(wiki)입니다. 대규모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도 많지만 오히려 단순한 위키가 더 높은 유연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프트웨어 형상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스 버전 관리입니다. 개발팀에서 작성하는 모든 소스는 버전 관리가 되어야 합니다. 프로그램 소스는 물론이고 스크립트, SQL, 각종 문서, 설정 파일들까지 포함합니다. 소스 버전 관리의 목적은 작업 기록의 보존을 통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적하거나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죠.
보통 소스 버전 관리를 위해서 CVS(Concurrent Versions System)를 많이 사용합니다. CVS를 좀 더 개선한 Subversion도 있고 여러 가지 상용 툴도 있지만 여전히 CVS가 오픈소스 공동체에서 가장 많이 쓰이며 IDE와도 잘 통합되어 있습니다. CVS에 대한 내용 설명은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를 위한 버전 관리 using CVS』라는 책을 추천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소스 관리는 사실 SCM(Software Configuration Management)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SCM은 소스에 대한 버전 관리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기능성 수준에 대한 변동 기록, 버그 수정 내역, 요구사항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프트웨어의 새 버전이 발표되면 보통 릴리스 노트(Release Notes)가 같이 배포되는데 이런 것이 SCM의 대표적인 산출물이죠.
상용 SCM 툴도 많지만 보통은 소스 관리에 CVS를 쓰고 이외에는 앞에서 언급한 이슈 트래커를 쓰는 것으로 SCM의 대부분의 영역이 커버됩니다. 소스 외의 형상 관리는 사실 업무 요청 관리와 기능적으로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죠. 오픈소스와 친한 사람이라면 버그질라(bugzilla)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버그를 보고하고 버그가 수정되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조회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죠.
이런 것을 버그 트래커(bug tracker)라고 하는데 이를 확장한 것이 위에서 언급한 이슈 트래커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중에도 Mantis나 TUTOS 등이 있고 위키와 이슈트래커를 합친 Trac이 있습니다. 이런 툴 하나 정도는 갖춰 놓아야할 것입니다.
빌드 자동화
지속적인 통합에서는 빌드 자동화를 가장 중요하게 다룹니다. 빌드는 소스코드를 컴파일하고 여러 가지 변환 작업을 거쳐 프로그램이 동작할 수 있게 구성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자바 애플리케이션은 간단한 컴파일만으로 빌드가 완료되지만 웹 프로젝트는 좀 더 할 일이 많습니다. 컴파일한 클래스들이 웹 프로젝트 구조에 맞게 위치해야 하고 각종 라이브러리, TLD 파일들도 적절히 위치시켜 웹 컨테이너(서블릿 엔진)에 배치시켰을 때 정상적으로 동작하도록 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구조가 복잡하면 그만큼 빌드 자동화도 더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빌드 자동화 작업을 하기 전에 우선 프로젝트 구조를 잘 구성해 놓아야 합니다. <표 1>은 빌드 자동화 툴인 Ant에서 제시하는 프로젝트 구조에 대한 권고안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src와 web입니다. 자바 소스는 src에, 웹 자원은 web 아래에 컨텍스트 구조대로 배치시킵니다. 여러 IDE(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들에서 웹 프로젝트를 구성할 때도 src와 web의 이름은 달라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src와 web을 나누는 기준은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자바 소스는 src 아래에서 다시 한번 분류를 하기도 합니다. src/java, src/test로 소스와 테스트를 나누기도 하고 src/resources 등의 폴더를 만들어서 xml이나 properties를 보관하기도 합니다. 이 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웹 프로젝트 빌드 작업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웹 컨테이너에서 웹 애플리케이션의 루트 역할을 하는 CONTEXT_ROOT 디렉토리를 만든다. 앞의 구조에서 web 디렉토리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dist/web, dist/<컨텍스트명>과 같이 만들기도 한다.
[2] 자바 클래스를 컴파일하고 CONTEXT_ROOT/WEB-INF/classes로 복사한다.
[3] 클래스패스 리소스를 CONTEXT_ROOT/WEB-INF/classes로 복사한다.
[4]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CONTEXT_ROOT/WEB-INF/lib로 복사한다.
[5] JSP, HTML, CSS, JS 등의 웹 자원들을 CONTEXT_ROOT로 복사한다.
[6] tld 파일을 CONTEXT_ROOT/WEB-INF/tld나 CONTEXT_ROOT/WEB-INF/lib로 복사한다.
여기서 CONTEXT_ROOT를 web으로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4~6번 과정은 필요 없거나 한번만 해도 되는 작업이 됩니다. 대신 경우에 따라 프로젝트에서 빌드한 결과물을 지우고 다시 빌드하고 싶을 때 일이 복잡해질 수 있죠. 보통 IDE에서는 web 디렉토리를 그대로 CONTEXT_ROOT로 사용합니다.
만약 이런 일련의 빌드 과정을 수동으로 한다면 그 비효율은 말할 나위가 없겠죠? 그래서 IDE에서는 간단한 설정만 해두면 자동으로 빌드해줍니다. 하지만 IDE 없이 빌드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개발할 때는 당연히 IDE로 개발을 하고 빌드도 할 수 있겠지만 IDE에서 지원하는 것 이외의 부가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거나 개발자의 PC가 아닌 서버에서 직접 빌드하고 배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의 빌드를 자동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빌드 자동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닉스/리눅스 환경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런 목적을 위해 사용해 온 make라는 도구가 있습니다. Makefile이라는 파일에 빌드를 위한 스크립트들을 make 문법에 맞게 나열해두고 make 명령을 실행하면 빌드가 실행되죠.
하지만 make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너무 빈약해서 빌드가 복잡할 경우 Makefile에 모든 빌드 과정을 기술해야 하기 때문에 Makefile이 복잡해져서 유지보수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바 진영에서는 make를 넘어서는 툴을 만들고자 했고 그래서 Ant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Ant 역시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Ant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Maven이 등장했죠. 현재 대부분의 오픈소스 자바 프로젝트는 Ant나 Maven 둘 중의 하나를 빌드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도구의 사용법을 설명하기보다 어떠한 도구들이 있는지를 간단히 살펴보고 각 도구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Ant
Ant는 구조적으로는 make를 그대로 이어 받았습니다. build.xml에 빌드 설정을 해두고 ant 명령을 실행하면 빌드 작업이 수행됩니다. Ant는 자주 하는 작업들을 미리 자바 클래스로 코딩해서 태스크로 만들어 두었고 클래스패스 설정이나 파일, 디렉토리 선택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문법을 갖추어 놓았기 때문에 make보다 훨씬 간단하게 빌드 설정을 할 수 있죠. <리스트 1>의 build.xml의 예를 봅시다.
이것은 자바 컴파일을 하고 리소스를 복사하는 빌드 파일입니다. target 태그가 작업의 단위를 정의하는 역할을 하며 다음과 같이 target을 지정하여 실행할 수 있습니다.
ant <target 이름>
앞의 build.xml에서는 build, compile, resource라는 세 개의 target을 정의하고 있고 build라는 target은 compile, resource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build target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compile과 resource가 먼저 실행됩니다. 그리고 project 태그에서 default로 build를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target을 지정하지 않고 ant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build가 실행되죠. compile target에서는 javac 태스크를 이용해서 컴파일을 하고 resource 태스크에서는 copy 태스크를 이용해서 복사를 합니다. 이것이 Ant의 기본적인 구조이고 다른 부가적인 기능들도 있지만 대체로 이런 식으로 build.xml을 구성하게 됩니다.
사실 Ant 개발자들은 Ant가 make보다 훨씬 선언적으로 빌드를 정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이건 사실 javac, copy와 같은 태스크를 미리 자바 클래스로 코딩해 놓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 실제적으로는 Make의 메커니즘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반면 build.xml을 선언적으로 작성할 수 있게 하기 위해 build.xml의 문법에 스크립트적인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였고 또 XML 자체가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부분을 기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Ant의 파워는 오히려 make보다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바 클래스 컴파일에 파일 몇 개 복사하는 정도라면 아주 간단하게 빌드 파일을 작성할 수 있지만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build.xml은 점점 이해하기 힘든 코드가 되어갑니다. 그래서 Ant에서는 build.xml에 주석을 충분히 달아놓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석을 많이 달아야한다는 것은 주석을 달지 않으면 안될 만큼 지저분한 코드를 만들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빌드 스크립트야 한번 만들어두면 계속 쓰니까 이해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고 연관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빌드 요구사항도 계속 변합니다.
그래서 자주 수정할 수 있도록 빌드 스크립트를 명료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죠. 결국 Ant는 make보다는 조금 사정이 나아졌지만 본질적으로는 make와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Maven
Maven은 이런 점들을 해결하고 나아가 종합적인 프로젝트 관리까지 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기본 구조 자체도 make, Ant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우선 Ant의 문제점이라고 지적되던 부분, 빌드를 위한 프로세스와 데이터가 섞여서 build.xml에 기술된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완전히 분리했습니다. Maven에서는 make의 Makefile, Ant의 build.xml에 대응되는 것으로 project.xml을 작성하는데 이 project.xml에는 프로세스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오로지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만이 들어갑니다. <리스트 2>를 봅시다.
이것이 project.xml의 예입니다. 보다시피 어떻게 빌드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프로젝트의 구조에 대한 설명들만 있죠. 어떻게 빌드할 것인가는 Maven의 플러그인에 있습니다. 플러그인은 Jelly 스크립트라는 XML 기반의 스크립트 언어와 자바 클래스를 결합해서 만들게 되며 goal이라는 것을 정의하는데 이것은 Ant의 target과 비슷하며 다음과 같이 실행할 수 있습니다.
maven <goal 이름>
Maven 플러그인의 Jelly 스크립트는 Ant의 build.xml 보다 훨씬 더 프로그래밍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합니다. 게다가 데이터와 프로세스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데이터만 잘 정의해도 됩니다. 따라서 Ant보다 더 선언적이고 작성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Ant는 라이브러리 의존성, 프로젝트간 의존, 상속 관계 등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었는데 Maven에서는 Repository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어떤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지, 어떤 프로젝트의 특성을 상속받는지 등을 project.xml에 설정만 해주면 필요한 jar 파일을 자동으로 Maven Repository에서 다운받아서 빌드를 해주는 것이죠. 데비안 GNU/리눅스를 사용해 봤다면 dselect를 써봤을 것입니다.
dselect에서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려고 선택하면 그 소프트웨어가 필요로 하는 라이브러리나 다른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다운로드해서 설치해줍니다. Maven이 제공하는 의존성 관리도 이와 같은 개념입니다.
또 Maven은 프로젝트에 대한 각종 문서가 집약된 사이트를 생성하도록 해줍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홈페이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built by maven’이라는 딱지가 붙은 사이트가 많습니다. 이런 사이트에는 공통적으로 Project Info와 Project Reports가 있고 이 안에 소스 저장소 연결, Javadoc, 테스트 리포트, checkstyle 리포트 등의 문서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Maven의 site 플러그인이 자동으로 생성한 사이트입니다.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들을 자동으로 생성해주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팀내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죠. 스케쥴러를 이용해서 매일 특정 시간에 빌드하고 사이트를 생성하도록 하면 매일 매일 개발 진척 상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고민할 필요 없이 Maven을 쓰면 되겠구나 싶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Maven은 지원하는 기능이 많다보니 maven을 제대로 배우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플러그인들은 여러 가지 구조적인 부분에서 많은 ‘가정’을 포함한 상태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Maven으로 빌드하는 jar 파일은 항상 버전 넘버가 뒤에 붙어야 한다는 식이죠.
이런 암묵적인 룰들이 많기 때문에 Maven 플러그인을 확장하고 싶을 때 자신의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동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Maven에서 사용하는 스크립트 언어인 Jelly 스크립트는 Ant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복잡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기에는 ‘진짜 프로그래밍 언어’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결국 Jelly 스크립트로 작성한 코드는 Ant의 build.xml 못지 않게 어지러운 코드가 되곤 하죠. 게다가 Maven은 속도가 Ant에 비해 아주 느린데 이 점이 의외로 개발하면서 자주 빌드해야 할 때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선택의 문제
이런 점들 때문에 Maven을 무작정 권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대안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Groovy+Ant라는 것도 있습니다. Groovy라는 자바 기반의 스크립트 언어에서 Ant의 태스크들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구성해 놓은 것이죠. 나름대로 괜찮은 대안이지만 아직 Maven의 다양한 기능들을 소화하고 있진 못합니다. 결국 선택은 개발자의 몫입니다. Ant는 한계가 있지만 쉽고 가벼운 툴이고, Maven은 기능이 다양하지만 어렵고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은 Ant로 구성해 놓고 Maven을 개선한 새로운 툴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빌드 도구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므로 스스로 자신의 팀에 맞는 빌드 도구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목적은 위에서 나열한 웹 프로젝트의 빌드 과정을 효과적으로 해내는 것이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관리의 자동화
자동화의 대상은 프로젝트의 빌드만이 아닙니다. 그 외에 개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잡무들도 모두 자동화 대상입니다. 다음이 그런 작업들입니다.
[1] 서버 설치 및 서버 환경 구성
[2] 빌드한 프로젝트를 웹 컨테이너에 배치하기
[3] 웹 컨테이너를 스탑/스타트/리스타트 시키기
[4] 주기적으로 프로젝트를 테스트하고 결과를 리포팅하기
[5] 상황에 따라 서버의 셋팅 변경하기
Ant와 Maven은 이런 일에도 상당 부분 도움을 줍니다. 이미 이런 작업들이 Ant 태스크나 Maven 플러그인으로 많이 만들어져 있기도 하고 또한 빌드 자동화와 일관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부분들은 빌드 툴보다는 bash 같은 셸 스크립트가 더 간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서버에 접속해야 하는 일들도 많고 Ant나 Maven의 태스크보다 리눅스/유닉스의 툴들이 더 유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리눅스/유닉스 세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일들을 쉘 스크립트로 해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셸 스크립트 역시 Ant나 Maven의 Jelly 스크립트처럼 완전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파워도 부족하고 문법도 좀 덜 친숙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펄(Perl)이나 파이썬 등의 스크립트 언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크립트 언어는 셸 명령을 셸 스크립트에 비해 큰 불편 없이 실행시킬 수 있고 프로그래밍 언어로서의 파워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배워야 할 언어가 하나 더 늘고 이런 류의 작업을 위해 이미 만들어진 것들이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또다시 선택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참고로 필자의 선택은 간단한 경우는 셸 스크립트, 좀 복잡해지면 파이썬입니다. 중요한 것은 잡무를 모두 자동화해서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것을 쉽게 테스트하고 또 실제 서비스에 쉽게 반영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어떤 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인간은 누구나 게으를 권리가 있다.” 폴 라파르크의 『게으를 수 있는 권리』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는 일의 노예가 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을 요구하며 또한 무작정 부지런하기만 한 것이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말합니다.
프로그래머에게도 이 말은 적용됩니다. 주어진 일은 무조건 열심히 하고 보자는 생각에 낡은 방식대로 묵묵히 지겨운 일을 해내는 것은 개인에도 조직에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건 조직의 입장에서도 생산성 향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하기 때문에 또다른 의미의 태업입니다. 프로그래머는 귀찮은 일에 대해 게을러져야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지퍼의 발명도 구두끈을 매기 귀찮아하는 사람이 해낸 것이고 많은 발명들이 게으름의 소산입니다.
프로그래머에게 이런 게으름은 이미 권리를 넘어서 의무입니다.
물론 게으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마냥 게을러지기만 해서는 귀찮은 일을 하지 않게 될 뿐이고 더 나은 방식으로 하게 하진 못합니다. 결국 할 일을 하면서 좀 더 게을러지기 위해서는 귀찮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부지런함은 필요합니다. 구두끈을 매기 귀찮아 하는 사람이 지퍼를 발명하는 수고를 해야 했듯이 말이죠. 그리고 기존의 방식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창의성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잘해왔다’는 논리에 빠지는 것 또한 경계 대상입니다. 한번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는 조직은 자신들의 방식이 성공을 가져왔기 때문에 쉽게 매너리즘에 빠집니다. 하지만 IT 세계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예전에는 효율적이었던 방식이 더 효율적인 기술들이 나옴에 따라 오히려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럼 이런 자동화로 절약한 시간들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물론 더 게을러지기 위해서 한 일들이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게을러져서는 곤란합니다. 프로그래머의 게을러질 권리는 단순한 반복 작업에만 해당되는 것입니다. 좋은 개발 환경으로 인해 절약한 시간들은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는데 재투자해야 합니다. 프로그래밍 자체에 집중하는 것도 좋고 좀 더 높은 수준의 자동화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발 환경 구축 과정에서 경험하게 된 것들을 공유해보는 것도 여러 사람에게 유익한 결과가 될 것입니다.
학창 시절 배웠던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을 기억할 것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인간이 할 일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임금도 급락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기계를 파괴하고 다니는 비밀 조직을 결성한 것이 바로 러다이트 운동입니다.
프로그래머에게도 이런 일이 닥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계에 맡기고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할 줄 알아야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겠죠. Ant라는 이름에도 이런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모 광고 카피처럼 단순 반복 작업은 부지런한 개미에게 맡기고 당신은 프로그래밍을 즐기라는 뜻인 거죠.
사실 자신의 잡무를 스스로 자동화할 수 있는 사람은 프로그래머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의 매력이기도 하죠. 하루 일과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는데 이 일이 즐거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즐거운 프로그래밍을 하는 첫걸음은 귀찮고 일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귀찮은 것들일랑 모두 컴퓨터에 맡기고 우리는 프로그래밍을 즐겨 봅시다.@
* 이 기사는 ZDNet Korea의 제휴매체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이 글에서는 개발 환경이 잘 갖춰진 팀의 프로그래머는 이미 구축된 환경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렇지 못한 경우는 스스로 개발 환경을 구축해나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개발에 필요한 것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레이싱 경기장에는 피트(pit)라고 부르는 장소가 있습니다. 경주차의 수리나 조정, 타이어 교환, 연료 보급 등을 하는 곳이죠. 이런 일을 담당하는 사람을 미캐닉(mechanic)이라고 부릅니다. 레이싱 경기가 얼핏 보면 차의 성능과 드라이버의 기량만이 승부를 결정짓는 것 같지만, 장거리 레이스가 될수록 미캐닉의 역할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미캐닉이 잘한다고 레이싱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캐닉이 못하면 십중팔구 패배하게 됩니다.
웹 프로젝트도 이런 면에서 레이싱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웹 프로젝트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요구사항의 구현이고, 기술적인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프로그래밍이지만 프로그래밍 외의 기술적인 잡무들은 웹 프로젝트의 실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조건입니다. 소스 관리를 비롯해서 웹의 특성상 자주 발생하는 서버 설치, 프로젝트의 배치(deploy), 서버 리스타트 등이 그런 일들이죠. 이런 일들은 대체로 단순 반복 작업이면서도 실수할 가능성이 있고 또 실수를 하면 그 파급 효과가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개발 주변 환경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으면 이것이 프로젝트를 실패로 이끌기도 합니다. 고로, 레이싱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좋은 미캐닉과 좋은 장비들을 확보해서 피트에서의 작업을 효율적으로 해내야 하는 것처럼 웹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발 환경을 잘 갖춰서 프로그래머들의 잡무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미캐닉처럼 이런 잡무를 전담하는 사람을 따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일부러 전담자를 두지 않더라도 한두 사람만이 수행 방법을 숙지하게 되어 결국 이 사람들에게 잡무 요청이 몰려 실질적인 전담자가 되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XP(eXtreme Programming)의 지속적인 통합(Continuous Integration)도 이런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통합 작업을 자동화해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지 않으면 한두 사람만이 통합 작업을 할 수 있게 되고 통합을 자주 수행할 수도 없게 됩니다.
그러면 각자 개발한 모듈들을 통합할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런 경우 통합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각자 개발한 소스가 잘못된 것인지 찾기 힘들게 되죠. 이런 상황을 ‘Integration Hell’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통합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문제가 쌓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지속적인 통합을 확장해 프로그래머들을 잡무에서 해방시켜 좀 더 창조적인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방법들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첫걸음은 어떻게 만드는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아무리 고급 코딩 기술과 어려운 알고리즘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해도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냈다면 실패한 것입니다. 개발 환경 구축도 각종 도구들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떤 일들이 있고 이런 일들을 잘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이런 요구사항은 팀의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도 있고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간단한 빌드 작업으로 한정될 수도 있고 종합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내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웹 프로젝트에는 어떤 요구사항이 있고 이런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 어떤 개발 환경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의사소통 관리
비단 웹 프로젝트 뿐 아니라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향한 팀원들의 의지와 팀원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communication)입니다. 얼핏 둘 다 비기술적인 이슈라서 프로그래머의 영역 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의사소통은 이미 개발 방법론의 영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의사소통은 흔히 구성원들의 적극성의 문제, 즉 사람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방법론들에서는 환경적 요인이 의사소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장치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작업에서의 의견 교환, 의사 결정을 위한 회의, 문서화, 업무 요청 관리, 고객의 요구사항 관리 등이 모두 의사소통이며 개발 환경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XP에서는 보통 의사소통 비용은 물리적인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들로 물리적인 요소를 많이 제시합니다. 프로그래밍을 두 사람이 붙어 앉아서 같이 하는 짝 프로그래밍(Pair Programming), 회의가 소모적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립 회의(Stand up Meeting), 자연스러운 정보 확산과 의견 교환을 위한 정보 방열기(Information Radiator) 등이 그런 것들이죠. 이런 프랙티스(practice)들을 잘 실천하려면 짝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자리 배치, 팀원들이 쉽게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화이트보드 등 물리적 환경을 갖추어 놓아야 합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습니다. 업무 요청 관리는 보통 사내 그룹웨어 등으로 소화하기 마련인데 이 부분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일의 진행에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때로는 팀원간 마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단순히 메일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업무 요청을 보내는 것, 진행 상황,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슈 트래커(issue tracker)도 어느 정도 이런 부분을 소화할 수 있으나 팀의 상황에 맞게 개발해두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문서화 역시 시스템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입니다. 문서화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서를 빠르게 작성하고 작성한 문서를 즉시 공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버전 관리도 되어야 하죠. 이런 요구사항을 가장 잘 만족하는 것은 위키(wiki)입니다. 대규모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도 많지만 오히려 단순한 위키가 더 높은 유연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프트웨어 형상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스 버전 관리입니다. 개발팀에서 작성하는 모든 소스는 버전 관리가 되어야 합니다. 프로그램 소스는 물론이고 스크립트, SQL, 각종 문서, 설정 파일들까지 포함합니다. 소스 버전 관리의 목적은 작업 기록의 보존을 통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적하거나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죠.
보통 소스 버전 관리를 위해서 CVS(Concurrent Versions System)를 많이 사용합니다. CVS를 좀 더 개선한 Subversion도 있고 여러 가지 상용 툴도 있지만 여전히 CVS가 오픈소스 공동체에서 가장 많이 쓰이며 IDE와도 잘 통합되어 있습니다. CVS에 대한 내용 설명은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를 위한 버전 관리 using CVS』라는 책을 추천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소스 관리는 사실 SCM(Software Configuration Management)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SCM은 소스에 대한 버전 관리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기능성 수준에 대한 변동 기록, 버그 수정 내역, 요구사항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프트웨어의 새 버전이 발표되면 보통 릴리스 노트(Release Notes)가 같이 배포되는데 이런 것이 SCM의 대표적인 산출물이죠.
상용 SCM 툴도 많지만 보통은 소스 관리에 CVS를 쓰고 이외에는 앞에서 언급한 이슈 트래커를 쓰는 것으로 SCM의 대부분의 영역이 커버됩니다. 소스 외의 형상 관리는 사실 업무 요청 관리와 기능적으로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죠. 오픈소스와 친한 사람이라면 버그질라(bugzilla)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버그를 보고하고 버그가 수정되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조회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죠.
이런 것을 버그 트래커(bug tracker)라고 하는데 이를 확장한 것이 위에서 언급한 이슈 트래커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중에도 Mantis나 TUTOS 등이 있고 위키와 이슈트래커를 합친 Trac이 있습니다. 이런 툴 하나 정도는 갖춰 놓아야할 것입니다.
빌드 자동화
지속적인 통합에서는 빌드 자동화를 가장 중요하게 다룹니다. 빌드는 소스코드를 컴파일하고 여러 가지 변환 작업을 거쳐 프로그램이 동작할 수 있게 구성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자바 애플리케이션은 간단한 컴파일만으로 빌드가 완료되지만 웹 프로젝트는 좀 더 할 일이 많습니다. 컴파일한 클래스들이 웹 프로젝트 구조에 맞게 위치해야 하고 각종 라이브러리, TLD 파일들도 적절히 위치시켜 웹 컨테이너(서블릿 엔진)에 배치시켰을 때 정상적으로 동작하도록 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구조가 복잡하면 그만큼 빌드 자동화도 더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빌드 자동화 작업을 하기 전에 우선 프로젝트 구조를 잘 구성해 놓아야 합니다. <표 1>은 빌드 자동화 툴인 Ant에서 제시하는 프로젝트 구조에 대한 권고안입니다.
<표 1> Ant에서 제시하는 프로젝트 구조에 대한 권고안 |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src와 web입니다. 자바 소스는 src에, 웹 자원은 web 아래에 컨텍스트 구조대로 배치시킵니다. 여러 IDE(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들에서 웹 프로젝트를 구성할 때도 src와 web의 이름은 달라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src와 web을 나누는 기준은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자바 소스는 src 아래에서 다시 한번 분류를 하기도 합니다. src/java, src/test로 소스와 테스트를 나누기도 하고 src/resources 등의 폴더를 만들어서 xml이나 properties를 보관하기도 합니다. 이 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웹 프로젝트 빌드 작업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웹 컨테이너에서 웹 애플리케이션의 루트 역할을 하는 CONTEXT_ROOT 디렉토리를 만든다. 앞의 구조에서 web 디렉토리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dist/web, dist/<컨텍스트명>과 같이 만들기도 한다.
[2] 자바 클래스를 컴파일하고 CONTEXT_ROOT/WEB-INF/classes로 복사한다.
[3] 클래스패스 리소스를 CONTEXT_ROOT/WEB-INF/classes로 복사한다.
[4]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CONTEXT_ROOT/WEB-INF/lib로 복사한다.
[5] JSP, HTML, CSS, JS 등의 웹 자원들을 CONTEXT_ROOT로 복사한다.
[6] tld 파일을 CONTEXT_ROOT/WEB-INF/tld나 CONTEXT_ROOT/WEB-INF/lib로 복사한다.
여기서 CONTEXT_ROOT를 web으로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4~6번 과정은 필요 없거나 한번만 해도 되는 작업이 됩니다. 대신 경우에 따라 프로젝트에서 빌드한 결과물을 지우고 다시 빌드하고 싶을 때 일이 복잡해질 수 있죠. 보통 IDE에서는 web 디렉토리를 그대로 CONTEXT_ROOT로 사용합니다.
만약 이런 일련의 빌드 과정을 수동으로 한다면 그 비효율은 말할 나위가 없겠죠? 그래서 IDE에서는 간단한 설정만 해두면 자동으로 빌드해줍니다. 하지만 IDE 없이 빌드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개발할 때는 당연히 IDE로 개발을 하고 빌드도 할 수 있겠지만 IDE에서 지원하는 것 이외의 부가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거나 개발자의 PC가 아닌 서버에서 직접 빌드하고 배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의 빌드를 자동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빌드 자동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닉스/리눅스 환경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런 목적을 위해 사용해 온 make라는 도구가 있습니다. Makefile이라는 파일에 빌드를 위한 스크립트들을 make 문법에 맞게 나열해두고 make 명령을 실행하면 빌드가 실행되죠.
하지만 make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너무 빈약해서 빌드가 복잡할 경우 Makefile에 모든 빌드 과정을 기술해야 하기 때문에 Makefile이 복잡해져서 유지보수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바 진영에서는 make를 넘어서는 툴을 만들고자 했고 그래서 Ant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Ant 역시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Ant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Maven이 등장했죠. 현재 대부분의 오픈소스 자바 프로젝트는 Ant나 Maven 둘 중의 하나를 빌드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도구의 사용법을 설명하기보다 어떠한 도구들이 있는지를 간단히 살펴보고 각 도구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Ant
Ant는 구조적으로는 make를 그대로 이어 받았습니다. build.xml에 빌드 설정을 해두고 ant 명령을 실행하면 빌드 작업이 수행됩니다. Ant는 자주 하는 작업들을 미리 자바 클래스로 코딩해서 태스크로 만들어 두었고 클래스패스 설정이나 파일, 디렉토리 선택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문법을 갖추어 놓았기 때문에 make보다 훨씬 간단하게 빌드 설정을 할 수 있죠. <리스트 1>의 build.xml의 예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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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자바 컴파일을 하고 리소스를 복사하는 빌드 파일입니다. target 태그가 작업의 단위를 정의하는 역할을 하며 다음과 같이 target을 지정하여 실행할 수 있습니다.
ant <target 이름>
앞의 build.xml에서는 build, compile, resource라는 세 개의 target을 정의하고 있고 build라는 target은 compile, resource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build target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compile과 resource가 먼저 실행됩니다. 그리고 project 태그에서 default로 build를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target을 지정하지 않고 ant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build가 실행되죠. compile target에서는 javac 태스크를 이용해서 컴파일을 하고 resource 태스크에서는 copy 태스크를 이용해서 복사를 합니다. 이것이 Ant의 기본적인 구조이고 다른 부가적인 기능들도 있지만 대체로 이런 식으로 build.xml을 구성하게 됩니다.
사실 Ant 개발자들은 Ant가 make보다 훨씬 선언적으로 빌드를 정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이건 사실 javac, copy와 같은 태스크를 미리 자바 클래스로 코딩해 놓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 실제적으로는 Make의 메커니즘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반면 build.xml을 선언적으로 작성할 수 있게 하기 위해 build.xml의 문법에 스크립트적인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였고 또 XML 자체가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부분을 기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Ant의 파워는 오히려 make보다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바 클래스 컴파일에 파일 몇 개 복사하는 정도라면 아주 간단하게 빌드 파일을 작성할 수 있지만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build.xml은 점점 이해하기 힘든 코드가 되어갑니다. 그래서 Ant에서는 build.xml에 주석을 충분히 달아놓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석을 많이 달아야한다는 것은 주석을 달지 않으면 안될 만큼 지저분한 코드를 만들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빌드 스크립트야 한번 만들어두면 계속 쓰니까 이해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고 연관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빌드 요구사항도 계속 변합니다.
그래서 자주 수정할 수 있도록 빌드 스크립트를 명료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죠. 결국 Ant는 make보다는 조금 사정이 나아졌지만 본질적으로는 make와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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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ven
Maven은 이런 점들을 해결하고 나아가 종합적인 프로젝트 관리까지 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기본 구조 자체도 make, Ant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우선 Ant의 문제점이라고 지적되던 부분, 빌드를 위한 프로세스와 데이터가 섞여서 build.xml에 기술된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완전히 분리했습니다. Maven에서는 make의 Makefile, Ant의 build.xml에 대응되는 것으로 project.xml을 작성하는데 이 project.xml에는 프로세스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오로지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만이 들어갑니다. <리스트 2>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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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project.xml의 예입니다. 보다시피 어떻게 빌드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프로젝트의 구조에 대한 설명들만 있죠. 어떻게 빌드할 것인가는 Maven의 플러그인에 있습니다. 플러그인은 Jelly 스크립트라는 XML 기반의 스크립트 언어와 자바 클래스를 결합해서 만들게 되며 goal이라는 것을 정의하는데 이것은 Ant의 target과 비슷하며 다음과 같이 실행할 수 있습니다.
maven <goal 이름>
Maven 플러그인의 Jelly 스크립트는 Ant의 build.xml 보다 훨씬 더 프로그래밍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합니다. 게다가 데이터와 프로세스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데이터만 잘 정의해도 됩니다. 따라서 Ant보다 더 선언적이고 작성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Ant는 라이브러리 의존성, 프로젝트간 의존, 상속 관계 등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었는데 Maven에서는 Repository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어떤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지, 어떤 프로젝트의 특성을 상속받는지 등을 project.xml에 설정만 해주면 필요한 jar 파일을 자동으로 Maven Repository에서 다운받아서 빌드를 해주는 것이죠. 데비안 GNU/리눅스를 사용해 봤다면 dselect를 써봤을 것입니다.
dselect에서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려고 선택하면 그 소프트웨어가 필요로 하는 라이브러리나 다른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다운로드해서 설치해줍니다. Maven이 제공하는 의존성 관리도 이와 같은 개념입니다.
또 Maven은 프로젝트에 대한 각종 문서가 집약된 사이트를 생성하도록 해줍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홈페이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built by maven’이라는 딱지가 붙은 사이트가 많습니다. 이런 사이트에는 공통적으로 Project Info와 Project Reports가 있고 이 안에 소스 저장소 연결, Javadoc, 테스트 리포트, checkstyle 리포트 등의 문서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Maven의 site 플러그인이 자동으로 생성한 사이트입니다.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들을 자동으로 생성해주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팀내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죠. 스케쥴러를 이용해서 매일 특정 시간에 빌드하고 사이트를 생성하도록 하면 매일 매일 개발 진척 상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고민할 필요 없이 Maven을 쓰면 되겠구나 싶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Maven은 지원하는 기능이 많다보니 maven을 제대로 배우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플러그인들은 여러 가지 구조적인 부분에서 많은 ‘가정’을 포함한 상태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Maven으로 빌드하는 jar 파일은 항상 버전 넘버가 뒤에 붙어야 한다는 식이죠.
이런 암묵적인 룰들이 많기 때문에 Maven 플러그인을 확장하고 싶을 때 자신의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동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Maven에서 사용하는 스크립트 언어인 Jelly 스크립트는 Ant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복잡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기에는 ‘진짜 프로그래밍 언어’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결국 Jelly 스크립트로 작성한 코드는 Ant의 build.xml 못지 않게 어지러운 코드가 되곤 하죠. 게다가 Maven은 속도가 Ant에 비해 아주 느린데 이 점이 의외로 개발하면서 자주 빌드해야 할 때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선택의 문제
이런 점들 때문에 Maven을 무작정 권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대안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Groovy+Ant라는 것도 있습니다. Groovy라는 자바 기반의 스크립트 언어에서 Ant의 태스크들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구성해 놓은 것이죠. 나름대로 괜찮은 대안이지만 아직 Maven의 다양한 기능들을 소화하고 있진 못합니다. 결국 선택은 개발자의 몫입니다. Ant는 한계가 있지만 쉽고 가벼운 툴이고, Maven은 기능이 다양하지만 어렵고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은 Ant로 구성해 놓고 Maven을 개선한 새로운 툴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빌드 도구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므로 스스로 자신의 팀에 맞는 빌드 도구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목적은 위에서 나열한 웹 프로젝트의 빌드 과정을 효과적으로 해내는 것이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관리의 자동화
자동화의 대상은 프로젝트의 빌드만이 아닙니다. 그 외에 개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잡무들도 모두 자동화 대상입니다. 다음이 그런 작업들입니다.
[1] 서버 설치 및 서버 환경 구성
[2] 빌드한 프로젝트를 웹 컨테이너에 배치하기
[3] 웹 컨테이너를 스탑/스타트/리스타트 시키기
[4] 주기적으로 프로젝트를 테스트하고 결과를 리포팅하기
[5] 상황에 따라 서버의 셋팅 변경하기
Ant와 Maven은 이런 일에도 상당 부분 도움을 줍니다. 이미 이런 작업들이 Ant 태스크나 Maven 플러그인으로 많이 만들어져 있기도 하고 또한 빌드 자동화와 일관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부분들은 빌드 툴보다는 bash 같은 셸 스크립트가 더 간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서버에 접속해야 하는 일들도 많고 Ant나 Maven의 태스크보다 리눅스/유닉스의 툴들이 더 유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리눅스/유닉스 세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일들을 쉘 스크립트로 해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셸 스크립트 역시 Ant나 Maven의 Jelly 스크립트처럼 완전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파워도 부족하고 문법도 좀 덜 친숙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펄(Perl)이나 파이썬 등의 스크립트 언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크립트 언어는 셸 명령을 셸 스크립트에 비해 큰 불편 없이 실행시킬 수 있고 프로그래밍 언어로서의 파워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배워야 할 언어가 하나 더 늘고 이런 류의 작업을 위해 이미 만들어진 것들이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또다시 선택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참고로 필자의 선택은 간단한 경우는 셸 스크립트, 좀 복잡해지면 파이썬입니다. 중요한 것은 잡무를 모두 자동화해서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것을 쉽게 테스트하고 또 실제 서비스에 쉽게 반영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어떤 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인간은 누구나 게으를 권리가 있다.” 폴 라파르크의 『게으를 수 있는 권리』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는 일의 노예가 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을 요구하며 또한 무작정 부지런하기만 한 것이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말합니다.
프로그래머에게도 이 말은 적용됩니다. 주어진 일은 무조건 열심히 하고 보자는 생각에 낡은 방식대로 묵묵히 지겨운 일을 해내는 것은 개인에도 조직에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건 조직의 입장에서도 생산성 향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하기 때문에 또다른 의미의 태업입니다. 프로그래머는 귀찮은 일에 대해 게을러져야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지퍼의 발명도 구두끈을 매기 귀찮아하는 사람이 해낸 것이고 많은 발명들이 게으름의 소산입니다.
프로그래머에게 이런 게으름은 이미 권리를 넘어서 의무입니다.
물론 게으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마냥 게을러지기만 해서는 귀찮은 일을 하지 않게 될 뿐이고 더 나은 방식으로 하게 하진 못합니다. 결국 할 일을 하면서 좀 더 게을러지기 위해서는 귀찮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부지런함은 필요합니다. 구두끈을 매기 귀찮아 하는 사람이 지퍼를 발명하는 수고를 해야 했듯이 말이죠. 그리고 기존의 방식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창의성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잘해왔다’는 논리에 빠지는 것 또한 경계 대상입니다. 한번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는 조직은 자신들의 방식이 성공을 가져왔기 때문에 쉽게 매너리즘에 빠집니다. 하지만 IT 세계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예전에는 효율적이었던 방식이 더 효율적인 기술들이 나옴에 따라 오히려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럼 이런 자동화로 절약한 시간들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물론 더 게을러지기 위해서 한 일들이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게을러져서는 곤란합니다. 프로그래머의 게을러질 권리는 단순한 반복 작업에만 해당되는 것입니다. 좋은 개발 환경으로 인해 절약한 시간들은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는데 재투자해야 합니다. 프로그래밍 자체에 집중하는 것도 좋고 좀 더 높은 수준의 자동화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발 환경 구축 과정에서 경험하게 된 것들을 공유해보는 것도 여러 사람에게 유익한 결과가 될 것입니다.
학창 시절 배웠던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을 기억할 것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인간이 할 일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임금도 급락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기계를 파괴하고 다니는 비밀 조직을 결성한 것이 바로 러다이트 운동입니다.
프로그래머에게도 이런 일이 닥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계에 맡기고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할 줄 알아야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겠죠. Ant라는 이름에도 이런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모 광고 카피처럼 단순 반복 작업은 부지런한 개미에게 맡기고 당신은 프로그래밍을 즐기라는 뜻인 거죠.
사실 자신의 잡무를 스스로 자동화할 수 있는 사람은 프로그래머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의 매력이기도 하죠. 하루 일과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는데 이 일이 즐거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즐거운 프로그래밍을 하는 첫걸음은 귀찮고 일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귀찮은 것들일랑 모두 컴퓨터에 맡기고 우리는 프로그래밍을 즐겨 봅시다.@
* 이 기사는 ZDNet Korea의 제휴매체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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